스물아홉 나이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이죽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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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비록 세상에 나서서 세상에 도움이 될 일을 한 가지라도 이룰 만한 경륜(經綸)은 없으나, 지금이 어찌 남아(南兒)가 무심하게 감옥에 들어앉아 있을 때이겠는가. 이에 비분강개(悲憤慷慨)하여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동안 만들어 오던 한영자전(韓英字典)을 그만두고 양력 2월 19일부터 이 책을 쓰기 시작하였다… 내가 오직 깊이 바라는 바는, 나라 안의 더욱 무식하고 천하며 어리고 약한 형제자매들이 가장 많이 이 책에 관심을 가져서 스스로 흥기(興起)하려는 마음이 생겨 차차 행동하기를 시험하고, 남을 또한 인도(引導)하여 인심이 날마다 변하고 풍속이 고쳐져서, 아래에서부터 변화하여, 썩은 데서 싹이 나고 죽음에서 살아나기를 원하고 원하노라.”
러일전쟁(1904. 2. 4∽1905. 9. 5)이 발발하고 며칠… 이미 끊어진 조국의 명(命)줄을 이어보고자 한성감옥(漢城監獄)에서 필(筆)로써 사자후(獅子吼)를 토했다. 절절한 애국(愛國)과 애민(愛民)의 마음, 이 땅과 세계 역사에 대한 통찰력, 주변 정세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그리고 조선 독립에 대한 굳은 의지가 어우러져 있다.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옥중(獄中)에서 쓴 글이라 믿기지 않는다.
이 땅을 둘러싼 지정학적 운명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적 의미 또한 결코 가벼이 할 수 없는, 아니 그 가치가 더욱 돋보이는 명저(名著)이다.
“스물아홉 나이에 너는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내 자신에게 묻은 물음이다. 또한 스물아홉을 넘긴 이 나라의 국민들에게도 묻고 싶다. 그리고 “스물아홉에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할 것인가?”··· 특히, 스물아홉 전(前)인 이 나라 청춘들에게 도발적 질문을 해본다.
내 자신 그 책을 스물아홉 나이에 저술한다는 건, 백번 죽었다 다시 태어나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스물아홉에 그 책을 읽기만 했더라면, 분명 삶의 궤적(軌跡)이 달라졌으리라고 확신한다. 너무 늦게 그 책을 읽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있을 뿐이다.
굳이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지만 이 나라, 즉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과 ‘건국 대통령’을 역사에서 지워버리려는 흉계(凶計)가 판을 치고 있다. 특히, 근간에 들어서서 그런 의지와 노력이 눈물겨울(?) 정도로 애처롭기까지 하다. 역사를 특정 이념 정당화의 도구로 쓰려는지, 정치권력으로 재단(裁斷)하는 무모(無謀)하고 미련하고, 한편으로는 사악(邪惡)하기까지 한 음모를 실천하고 있다.
반면에 이 나라 건국을 끝까지 반대한 인물을 영웅시한다. 이 땅의 전쟁 범죄자를 정당시하려는 움직임마저 감지된다. 저 『독립정신』에서부터 주창·설계된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와 반(反)전체주의·반(反)공산주의, 그리고 해양세력과의 결합[동맹]이라는 이 나라 정체성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라는 한탄이 여기저기에서 간단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렇듯 역사를 제멋대로 재단하고 이 나라의 정체성을 파괴하려는 집단과 세력은 상투적으로 이렇게 주워섬긴다.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역사에 많은 굴곡이 있었고 역대 대통령들은 공과(功過)가 있었지만 안아야 할 우리의 역사이고 공과(功過)도 뛰어넘어야 할 우리의 과제이다.”
건국 대통령의 탄신일이나 서거일(逝去日)을 기억·기념하는 어떤 일도 개인이나 단체 차원에서 해 본 적이 없건만, 선거철이거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가 필요할 때면 으레 국립현충원의 그 분 묘역을 참배하면서...
그렇게 ‘공과’(功過)를 자주 부르짖는데, 과연 저들이 언제 한 번이라도 그 분의 위대한 ‘공’(功)을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적시해서 국민들에게 내보인 적이 있는가?
저들이 별별 짓을 해서라도 이 나라 역사에서 지우고 싶어 하는 건국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국(亡國)의 목전에서 피를 토하듯 울부짖은 스물아홉 ‘조선 혁명가’의 뉘우침은, 거짓 평화에 속아서 휩쓸려가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이 나라 국민들의 귓전을 때리고 있다.
“이 나라를 해치는 자만이 나의 원수가 아니다. 건질 수 없다고 하는 자 또한 나의 원수이니, 만일 내 마음속에 이러한 생각이 있다면 내 마음도 곧 나의 원수이다. 이 마음으로 인하여 나라에 해(害)가 되는 것을 막지 못하여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고, 해(害)가 나에게 미쳤으니, 나를 해롭게 하는 이 마음이 어찌 나의 원수가 아니겠는가?”
더 늦기 전에 그를 다시 맞이하자. 특히, 이 나라의 젊은 청춘들이 그 책을 읽고 가슴으로 받아 안는다면, 개인의 삶은 물론 이 나라의 진로와 미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감히 주장한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 탄신(1875년 3월 26일) 143주년을 맞아 이 나라의 형편을 돌아보며 그 분의 일부를 추억했다.
“백성이 남보다 낫게 된다면 나라가 어찌 남만 못하겠는가...”
[출처] 뉴데일리 http://www.newdaily.co.kr/mobile/mnewdaily/article.php?contid=2018032300003&rccode=lv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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